디모데후서는 바울이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 로마 감옥에서 디모데에게 마지막 서신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디모데후서 4장 6절에 관제를 언급하면서 자신이 떠날 때가 됐다고 말합니다. 바울은 그동안 선한 싸움을 싸웠고 믿음을 지켰다고 말합니다.
바울의 말년은 뭔가 허전해 보입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곁을 떠났다고 말할 정도로 바울은 복음의 열매보다 허전함이 더 엿보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신뢰하는 디모데에게 그 사람들의 이름을 생각나는대로 열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드로아에 두었던 옷, 두루마리(Scroll), 양피지(Parchment) 등을 겨울이 오기 전에 속히 가져와 달라고 당부합니다. 아마도 그동안 자신이 목숨을 걸고 전했던 복음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바울의 전성기는 아마도 고린도교회 문제가 해결되고 로마선교를 바라보며 로마서를 기록할 때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로마서는 그만큼 바울의 영성이 활짝열려 해석하기도 어려운 글들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죽음을 앞둔 바울이 디모데에게 기록하는 글은 로마서처럼 방대한 내용과 영성을 담은 글이 아니라 우리의 메시지를 심하게 반대하는 알렉산더같은 사람을 조심하라는 내용과 참고 인내하면서 사역을 잘 수행하라는 내용 등 입니다.
바울의 마지막 편지를 읽으면서 한가지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왜 바울곁에서 열광했던 사람들이 바울의 말년에 그의 곁을 떠나간 것일까요? 그것은 바울이 전한 복음의 내용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디모데후서 4장 8절에 바울이 의의 면류관을 언급합니다. 자신 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을 간절히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의의 면류관이 예비돼 있다고 말합니다. 바울은 살아 생전 주님이 재림할 것으로 믿었습니다. 죽음을 앞둔 로마감옥에서도 그 신앙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아마도 바울을 따랐던 많은 사람들은 바울의 그러한 고집스런 재림신앙을 보며 혀를 내둘렀을 법도 합니다. 이제 몇 십년 지났는데도 주님은 오시지 않았다고. 특히 금속 장인이었던 알렉산더는 저 노친네의 신앙을 확실하게 꺾어놓고 말겠다며 작정 한 듯 보입니다. 바울은 자신이 복음을 전한 이후로 사자의 입으로부터 구원을 받았으며 주님께서 앞으로도 악한 공격으로부터 구원할 것임을 고백합니다.
한가지 명심할 것은 바울이 주님의 나타나심-재림-을 그렇게 강조하면서도 디모데에게 건전한 교리(Sound Doctrine)를 강조합니다. 디모데전서에서도 강조했고 디모데후서 3장 16절과 4장 3절에서도 강조합니다. 목회 사역을 감당해야 하는 디모데에게 예수재림 신앙을 견지하되 건전한 교리를 바탕으로 할 것을 유언처럼 강조한 것입니다.
한국개신교를 향해 오늘도 바울 선생님은 질문을 던집니다. 왜 재림신앙과 건전한 교리 사이를 왔다 갔다 하냐고. 이 두가지를 조화시킬 수 있는 것은 바로 성령의 인도를 받는 것임을 아직도 깨닫지 못했냐고.